학교폭력(학폭) 사안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병원이나 학교 신고보다도 CCTV 영상 확보입니다. 진술은 엇갈리고, 목격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바꾸거나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CCTV 영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영상이 자동으로 삭제되기 전에 보존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떤 영상을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1. CCTV 영상이 학폭 사안에서 결정적인 이유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예방법) 제17조에 따라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출석정지·전학·퇴학 등)는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이 심의에서 영상 증거 유무는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말 대 말 싸움이 되면 심의위원회는 “양측 진술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중간 수위의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영상이 있으면 폭행의 횟수, 강도, 가담자 수, 도망가려는 피해자를 막은 행위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심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형사 고소(폭행·협박·강제추행 등)나 민사 손해배상 청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상이 있으면 입증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가해측이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에서도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 CCTV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덮어쓰기 됩니다. 학교 내규에 따라 보존 기간이 30일인 곳도 있습니다. 사건 발생 후 망설이다가 한 달이 지나면 영상은 영구히 사라집니다. 가해측이 먼저 학교에 접근해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건 당일 또는 늦어도 다음 날 안에 움직여야 합니다.
2. 법적 근거 — 피해자는 영상을 요청할 권리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학교가 안 보여줄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포기합니다. 하지만 이건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는 정보주체, 즉 영상에 촬영된 본인(또는 미성년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이 자신이 찍힌 CCTV 영상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교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동법 제35조 제3항).
단, 영상에는 피해 학생 외에 다른 학생들(가해자 포함)도 함께 찍혀 있습니다. 이 경우 학교는 제3자의 얼굴과 신체를 블러(모자이크) 처리한 후 제공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동법 제35조 제4항). 이것이 바로 “블러 처리된 영상을 요청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열람 청구 근거 |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제2항 |
| 거부 금지 | 동법 제35조 제3항 |
| 제3자 블러 처리 후 제공 | 동법 제35조 제4항 (블러 처리 원칙) |
| 처리 기한 | 요청 후 10일 이내 통보 의무 |
| CCTV 최소 보존 기간 |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기준 60일 (학교 내규에 따라 30일인 경우도 있음) |
3. 블러 처리 영상을 요청해야 하는 이유 — 이것을 모르면 손해입니다
“가해자 얼굴이 가려진 영상이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으로 충분합니다.
블러 처리가 된 영상이어도 다음 내용은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건 발생 시각과 장소
• 폭행 행위 자체 (때리는 동작, 발로 차는 행위, 물건을 던지는 행위 등)
• 피해 학생이 도망가려는 것을 막은 행위 (추격, 포위, 출입구 차단 등)
• 가담자 수와 가담 방식 (직접 폭행 / 주변에서 지켜보며 가담 / 촬영 등)
• 폭행 지속 시간
이 내용이 담긴 영상은 학폭심의위원회 증거자료로 제출할 수 있고, 경찰 수사 참고자료로도 제출할 수 있습니다. 원본(블러 없는 영상)은 경찰이 수사 목적으로 학교에 직접 요청합니다. 피해자 측이 원본을 개인적으로 보관하면 오히려 다른 학생의 개인정보를 무단 보유한 것이 되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블러 처리된 영상을 공식 절차로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올바른 방법입니다.
4. 단계별 행동 요령 — 사건 당일부터 수령까지
학교에 연락해서 담임교사 또는 학폭 담당 교사에게 다음 내용을 전달하세요.
“○월 ○일 ○시경, ○장소(예: 3층 복도)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된 CCTV 영상을 삭제하지 말고 보존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두로만 하면 나중에 “그런 요청을 받은 적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반드시 문자 또는 이메일로도 같은 내용을 남기세요. 날짜,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할수록 좋습니다. 이 문자 기록이 나중에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학교 행정실에 개인정보 열람 요구서(별지 제8호 서식)를 직접 방문 제출하거나 등기우편으로 제출합니다.
• 서식 다운로드: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8호”로 검색하거나 개인정보 포털(privacy.go.kr)을 통해 온라인 신청 가능
• 서식 필수 기재 내용:
1) 정보주체: 피해 학생 성명, 생년월일, 주소
2) 대리인: 보호자(부 또는 모) 성명, 생년월일, 피해 학생과의 관계(법정대리인)
3) 요구 내용: “열람”에 체크
4) 구체적 요청 사항 (아래 작성 예시 참고)
“○○중학교 교내 CCTV 영상 중 2026년 ○월 ○일 ○시 ○분부터 ○시 ○분까지 ○층 ○위치(예: 3층 남자화장실 앞 복도) 촬영분. 정보주체 외 제3자에 대한 비식별(블러) 처리 후 파일 교부를 요청합니다. 근거: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제2항.”
• 개인정보 보호법상 학교는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결정을 통보해야 합니다. 불가피한 경우 10일 연장이 가능하며, 이 경우에도 그 사실을 사전에 통보해야 합니다.
• 10일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 통보를 받으면 즉시 다음 대응(민원 제기 등)에 들어가야 합니다.
영상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해 파일이 정상 재생되는지 점검하세요. 수령 후에는 다음과 같이 관리합니다.
• USB 또는 외장하드에 2개 이상 복사 보관
• 파일명에 수령 날짜 기록 (예: CCTV_20260619_수령.mp4)
• 원본 훼손 방지를 위해 복사본으로만 재생 및 제출
• 학폭 신고 또는 형사 고소 전에 변호사나 학폭 전문 상담사에게 제출 순서 확인
5. 학교가 거부하거나 지연할 때 대응 방법
| 상황 | 대응 방법 |
|---|---|
| “해당 시간 영상이 없다”고 할 때 | 교내 CCTV 설치 위치 도면을 요청하세요. 설치된 위치가 있는데 영상이 없다고 하면 교육지원청에 즉시 민원을 제기하세요. |
| “이미 삭제됐다”고 할 때 | 보존 요청 문자·이메일 기록을 증거로 제시하며 삭제 경위서를 서면으로 요청하세요. 보존 요청 후 삭제가 이루어졌다면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으므로 경찰에 상담하세요. |
| 열람 거부 통보를 받았을 때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민원(privacy.go.kr)을 제기하거나, 거부 통보를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 학교가 계속 늑장 대응할 때 | 교육지원청 학교폭력 담당 부서에 공문 형식으로 내용증명을 발송하면 학교 측의 대응이 빨라집니다. |
💡 정리 — 오늘 바로 해야 할 것
학폭 사안에서 시간은 피해자 편이 아닙니다. CCTV 영상은 기다릴수록 사라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지금 즉시 아래 두 가지를 실행하세요.
1. 담임 또는 학폭 담당 교사에게 문자로 CCTV 보존 요청 남기기
2. 3일 안에 개인정보 열람 요구서(별지 제8호) 작성 후 학교 행정실 제출
이 두 가지만 제때 하면 영상을 잃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심의 결과를 바꾸는 것은 결국 객관적인 증거입니다.
출처: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41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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